김혜경 씨 1심 벌금형 선고, 공직선거법 위반 유죄 판결
10만 원의 식사가 불러온 법적 공방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배우자 김혜경 씨가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1심에서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수원지방법원은 김혜경 씨에게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는데, 이는 2021년 8월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선언 직후 벌어진 한 끼 식사에서 비롯된 사건입니다.
당시 김혜경 씨는 서울의 한 음식점에서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 등 6명과 자리를 함께했고, 이 자리에서 경기도 법인카드로 10만 4천 원 상당의 식사비가 결제되었습니다. 검찰은 이를 공직선거법상 기부행위로 보고 김혜경 씨를 기소했으며, 재판부는 김혜경 씨의 묵인과 용인 아래 이뤄진 기부행위로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비록 10만 원대의 식사비라는 비교적 소액이 문제가 되었지만, 대선 후보자의 배우자라는 신분과 공적 자금이 투입되었다는 점에서 선거의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며 주목을 받았습니다.
1심 판결의 주요 내용과 쟁점
수원지방법원 형사 13부(재판장 박정호)는 김혜경 씨의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고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검찰이 구형한 벌금 300만 원의 절반 수준으로, 재판부는 제공된 금액이 경미하고 직접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고려한 것으로 보입니다.
이번 재판의 핵심 쟁점은 당시 식사비를 결제한 수행비서 배 씨와 김혜경 씨 사이의 공모 관계 성립 여부였습니다. 배 씨는 이재명 대표가 성남시장이었던 시절부터 김혜경 씨의 의전을 담당해 온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으로, 이미 같은 혐의로 징역 10개월에 집행유예 2년이 확정된 상태입니다.
재판부는 "김혜경 씨의 묵인과 용인 아래 기부행위가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며 "식사비를 결제한 수행비서와 김혜경 씨 사이에 암묵적인 의사 결합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라고 판단했습니다. 비록 직접적인 지시 증거는 없었으나, 당시 상황과 정황을 종합적으로 고려한 결과였습니다.
재판부의 판단 근거와 검찰의 구형
재판부는 김혜경 씨의 유죄를 인정하면서도 신중한 접근을 보였습니다. 판결의 주요 근거는 크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첫째, 해당 모임이 이재명 대표의 대선 후보 경선 출마 선언 직후 이루어졌다는 시기적 특성입니다.
둘째, 모임의 참석자들이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의 배우자들이었다는 점에서 선거와의 연관성이 인정됐습니다.
셋째, 공적 자금인 경기도 법인카드가 사용되었다는 점이 고려됐습니다.
검찰은 결심 공판에서 벌금 300만 원을 구형하며 "피고인이 유력 정치인들을 돈으로 매수하려 한 범행으로 금액과 상관없이 죄질이 중하다"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재판부는 제공된 금액이 경미하고 직접적으로 선거에 영향을 미쳤다고 보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해 검찰 구형의 절반 수준인 벌금 150만 원을 선고했습니다.
특히 재판부는 "범행의 경위와 수단, 방법 등에 비춰보면 선거의 공정성이나 투명성을 해할 위험이 있었다"라고 지적하면서도, 실제로 선거에 미친 영향은 제한적이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는 검찰의 주장과 무죄를 주장한 피고인 측의 입장 사이에서 중간적 판단을 내린 것으로 해석됩니다.
김혜경 씨 측의 반응과 향후 대응
김혜경 씨의 변호인인 김칠준 변호사는 1심 판결에 대해 강하게 반발하며 항소 의사를 분명히 했습니다. 변호인단은 이번 판결을 "추론에 의한 유죄 판결"이라고 비판하며, 핵심 쟁점이었던 식사비 결제 사실의 인지 여부와 배 씨와의 공모 관계에 대해 직접적인 증거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김혜경 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저는 범행에 관여하지 않았으며 배 씨에게 식비를 결제하라고 시키지도 않았습니다"라고 혐의를 전면 부인했습니다. 다만 "제가 생각해도 그 상황이 의심스러운 것은 사실"이라고 인정하면서, "앞으로는 정치인의 아내로서 조그마한 사건도 만들지 않겠다"며 향후 더욱 신중하게 행동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했습니다.
변호인단은 항소심에서 검찰이 주장한 정황들에 대해 하나하나 진실을 밝혀나가겠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특히 재판부가 간접적인 정황을 바탕으로 김혜경 씨가 식사비 결제를 알았을 것이라고 추론한 부분에 대해 집중적으로 다투겠다는 전략을 내비쳤습니다.
이재명 대표의 입장과 민주당의 반응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부인 김혜경 씨의 1심 판결 소식에 깊은 안타까움을 표명했습니다. 그는 페이스북을 통해 "죽고 싶을 만큼 미안하다"며 아내에 대한 깊은 미안함을 드러냈고, "가슴이 미어진다"는 표현으로 고통스러운 심정을 전했습니다.
특히 이재명 대표는 이번 사건을 정치적 탄압의 일환으로 규정했습니다. "아내가 먼지 털기의 희생 제물"이라고 주장하며, "수년 동안 백 명에 가까운 검사를 투입한 무제한 표적 수사가 계속됐다"라고 비판했습니다. 또한 김혜경 씨가 "평생 남의 것, 부당한 것을 노리거나 기대지 않았다"라고 강조하며, 문제가 된 법인카드는 "구경조차 못했다"라고 주장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이재명 대표의 입장에 지지와 위로를 보냈습니다. 여러 의원들이 이재명 대표의 페이스북 글에 댓글을 달며 연대의 뜻을 표했고, 이번 판결이 정치적 탄압이라는 이재명 대표의 주장에 동조하는 모습을 보였습니다. 이는 당 차원에서 이재명 대표와 김혜경 씨를 엄호하려는 의도로 해석됩니다.
판결이 미치는 영향과 향후 전망
이번 판결은 10만 4천 원이라는 비교적 소액의 식사 제공도 선거법 위반으로 처벌될 수 있다는 점을 보여주며, 정치인과 그 가족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더욱 엄격한 잣대로 평가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특히 공적 자금이 투입된 경우, 그 금액의 크기와 관계없이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수 있다는 법원의 판단은 향후 유사 사건에서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현재로서 이 판결이 이재명 대표의 국회의원직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이재명 대표 본인도 15일로 예정된 별도의 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한 1심 선고를 앞두고 있어, 앞으로의 상황이 주목됩니다. 또한 수원지검이 진행 중인 이재명 부부의 경기도 법인카드 유용 의혹 수사도 이번 판결로 인해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됩니다.
김혜경 씨 측은 항소심에서 1심 판결을 뒤집기 위해 총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입니다. 특히 직접적인 증거 없이 정황증거만으로 유죄가 인정된 점을 집중적으로 다툴 것으로 예상됩니다. 그러나 항소심에서 승소하기 위해서는 재판부가 인정한 여러 정황증거들을 하나하나 반박해야 하는 부담이 있습니다.
Q & A
Q1 : 이번 사건에서 문제가 된 식사 자리는 누가 주도적으로 계획한 것인가요?
A1 : 해당 모임의 구체적인 주최자나 제안자는 재판 과정에서 명확히 밝혀지지 않았습니다. 다만 민주당 전·현직 국회의원 배우자들의 친목 모임 성격이었으며, 당시 이재명 대표의 대선 경선 출마와 관련해 자연스럽게 이루어진 것으로 파악됩니다.
Q2 : 수행비서 배 씨는 왜 경기도 법인카드로 결제를 진행했을까요?
A2 : 배 씨는 당시 경기도 별정직 공무원이었으며, 김혜경 씨의 의전을 담당하면서 통상적으로 법인카드를 사용해 왔습니다. 하지만 선거 운동과 관련된 모임에서 공적 자금을 사용한 것이 문제가 되어 결국 형사처벌을 받게 되었습니다.
Q3 : 이번 판결은 다른 정치인 배우자들의 활동에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A3 : 이번 판결로 정치인 배우자들의 사교 모임이나 일상적인 교류에도 더욱 엄격한 기준이 적용될 것으로 예상됩니다. 특히 선거철이 다가오면 소액이라도 공적 자금이 투입된 식사나 모임은 매우 신중하게 접근해야 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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